나의 첫 신앙고백
예수와 성경은 내게 제우스와 그리스로마신화,
혹은 산신령과 민화전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렇기에 성경을 들어 예수를 증명하려는 사람들은 내게
허구를 들어 허구를 증명하려는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결국 다 뻥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을 생각하면, 제우스와 산신령의 중간 어디쯤의 이미지를 연상했던 것 같다
그러던 내게 중학교 세계사 책에서의 예수에 대한 서술은 꽤 놀랄만한 사실로 다가왔다
예수는 역사에 기록되어있는, 실제로 있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아직도 기억하는 교과서 속 예수와 십자가에 대한 삽화- 교과서 중후반, 오른쪽 페이지 상단에 위치해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인류를 구원하겠다며 십자가에 달려 죽다니. 누가 구원해달라고 했던가
본인이 십자가에 달리면 구원이 된다는 것은 무엇에 근거한 나르시즘이란 말인지
내게는 그저 미친 사람이었다
2004년, 패션오브 크라이스트를 보게되었고
그 속에서의 엄청난 잔인함과, 그와 상반된 극도로 온유했던 한 사람을 보면서
그 모든 것의 이유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 때문이다
처음으로 그 소리가 내 마음에 들어왔던 순간 머리를 크게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대성통곡을 하고 극장을 나온 그날 이후 나도 모르게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모든 주일 설교는 보이지않는 누군가 목사님을 통해 내게 직접 하는 말 같았고
그 말들은 그저 주일에 국한되지 않고 매일 내 마음에 얘기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지 않았던 어느 날
도를 아는 사람들이 설문조사를 핑계로 내게 접근했다
평소 교내 설문조사에 흔쾌히 응했기에 의심없이 설문지를 작성하고있는데
이 도를 안다는 사람들이 도를 설파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에게 붙들려 참고 듣고 있던 내 눈을 뒤집었던 얘기는 4대 성인 파트였다
성인이라니.
아니거든? 사람 아니거든? 그냥 사람 아니고.. 그냥 그저 종교아니고
내 삶을 그러니까 내 매일을 관여하시는 하나님이거든?
그렇게 흥분해서 두서없이 어버버
그렇게 조금은 어이없게 처음 보는 '도를 아는 사람들'에게 내 첫 신앙고백을 했다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마태복음 16:16-
복음은 내가 구원이 필요한 존재, 즉 죄인임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며
영원히 죽을 수 밖에 없는 나의 존재가 영원히 살게 되는 구원을 받는 것은 오로지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을 알게 한 이는 바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하나님
그분께 등돌린 나를, 그 딱딱한 마음을 끊임없이 만져 이 모든 것을 깨닫게 하신
그분께 모든 영광과 찬송과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