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소망

 

 

 

 

 

 

성경을 읽다가 세 번 울었던 기억이 있다

 

하나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애원하던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그일에 대해 더이상 언급하지도 말라"

라고 딱 잘라 말하시던 부분이었다

내게 이르시기를 그만해도 족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

-신명기 3:26절 중에서

 

 

뭔가 시험해보시는 것도 아니고,

무엇을 바라시는 것도 아니고

정녕, 레알, 진짜로 안되니까 그저 죽기 전에

멀찌감치에서라도 그 땅을 보기라도 해라라는 말씀은

정말이지 무척 잔인하고 매정하게 들렸다

물론,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엄청난 죄를 저지른 모세이지만

누구보다 쓰임받았고, 그렇게 하나님께 애원하고 매달렸던 모세인데.. 

사랑이신 하나님의 그렇게도 매정한 대답에 많이 놀랐고, 그런 하나님이 낯설었고,

상처많았던 모세의 마음이 안타까웠다

 

 

 

또 한 번은 스데반이 죽고 경건한 사람들이 그를 위해 울었다는 부분에서 눈물이 났다

스데반 집사님이 순교하는 그 처참하고 드라마틱한 순간도 마음아팠지만

그를 장사하고 크게 울었다는 말에,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서 많이 울었다

 

경건한 사람들이 스데반을 장사하고 크게 울더라

-사도행전 8:2

 

 

지금 돌아보면 아마도 이 두 번의 눈물의 이유에는

슬픔과 함께 밀려온 놀람, 혹은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순종하고 쓰임받았던 모세의 가장 큰 소원을 하나님께서 들어주시지 않았고,

예수님을 증거하던 거룩한 스데반도 그렇게 처참하게 죽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님께서 믿는 자들, 순종하는 자들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시지는 않을 수도 있으며,

모든 안좋은 일로부터 지켜주시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믿는 사람들에게도 안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어렸던 나는 많이 놀랐고 두렵기도 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콧물을 쏟으며 울었던 부분은

예수님께서 떠나시기 전 제자들에게

당신께서 다시 올 것이며, 예수님께서 계신 곳에서

영원히 같이 살 거라고 약속하시는 부분이었다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요한복음 14:3

 

 

천국을 묘사해보라고 누군가 얘기한다면, 다른 것은 다 모르겠으나

그곳은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예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심을

fully(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할 것이다

아주 잠깐이라도 예수님의 마음이 느껴지고 내 마음이 그 분과 합한 것을 느껴봤다면

그것이 얼마나 황홀하고 기쁘고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인지 알 것이다

그런 감정이 매 순간 나를 채우고 또 감싸고 있는 그곳이 바로 천국일 것이다

 

 

 

하나님께서 내 소원을 다 들어주시지 않을 수 있다

내게 세상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안좋은 일들이 닥칠 수 있다

하지만 내게는 예수님과 영원하고 완전하게 함께 할, 천국에 대한 소망이 있다

 

그것이 이제

이 험한 세상을 오히려 더 힘들고 손해보는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내게,

가장 궁극적인 소망이자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다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 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

-고린도전서 15:19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

-고린도전서 15:57, 58